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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Uneven Screens, Contested Identities: USIS, Sultural Films, and the National

2016년 10월 10일 03시 57분


초록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주한미국공보원(USIS-Korea) 같은 정부 산하의 공보기구를 동맹국가에 주재시키고 장기간 선전활동을 펼쳤다. 이들 미국의 ‘해외’ 당국들이 지녔던 역할에 특히 주목하면서, 본 연구는 문화영화의 제작과 소비 과정에서 한국 영화인들과 관객들이 거쳤을 정체성 협상 과정에 대해 논한다. 

‘문화영화’라는 발상은 일본의 식민통치자들에 의해 수입되었고 미국과 한국의 공보기구들에 의해 계승되었는데, 이는 주로 국가차원의 기구들이 교육과 선전을 목적으로 배포했던 영화들을 일컫는 모호한 범주였다. 공보용 다큐멘터리와 비정기적 뉴스매거진 영화, 교육용 극영화, 그리고 문화기술지 영화까지 모두 아울렀다. 따라서 문화영화는 단순히 정부 시책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아니라 문화기술지적인 요소를 통해 세계를 배우는 창구이기도 했던 것이다. 미국 공보기구들은 문화영화라는 이름으로 미국산 다큐멘터리를 수입해 미국적인 삶을 전시했고, 한국 영화인들을 고용하여 한국의 소식을 다루는 이른바 ‘현지용’ 영화들을 제작하기도 했다.

냉전체제의 출현과 함께 새롭게 주어진 환경은 탈식민 국가형성기 한국인들의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인 요소였다. 한국인들은 신생국가의 시민이었지만, 그들을 “자유세계”의 시민으로 정의한 냉전 양대 진영의 대립에 따라 그들 민족은 분할되었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문화영화는 한국인들의 자아인식에 있어서 흥미로운 토대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문화기술지 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배우는 창구로서의 미 공보기구 문화영화는 자아와 타자의 이분법을 습득하는 조건을 창출했다.

그러나 한국의 지정학적, 역사적 특수성 속에서 미 공보기구의 문화영화는 서로 다른 문화기술지적 응시 속에서 자아와 타자의 인식이 복잡하게 교차하는 독특한 관객성을 창출했다. 수입된 다큐멘터리들은 미국적인 삶을 이상화된 문명으로 소개했지만 한국인들이 이들 영화를 통해 미국인들과 자신을 전적으로 동일시했을 가능성은 적다. 이상화된 미국의 도시생활에 대한 표상은 오히려 이국적인 타자를 보고 즐기는 오락의 수단이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구축하고 사회적, 개인적 피해로부터 재활하는 한국인들을 담은 문화영화들도 같은 시기에 제작되었다. 한국 관객들이 스스로를 “자유세계”의 시민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할 것을 목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주한미국공보원과 같은 외국 기구에 의해 추동된 자기인식이라는 점에서 이들 영화에는 복잡한 정체성의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들 영화의 수용에는 자아와 타자를 정의하기 위한 격렬한 협상의 과정이 동반되었을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귀결은 미국 공보활동의 현지화 프로젝트가 낳은 필연적 결과로 볼 수 있지만, 현지 영화인의 고용이 그러한 ‘불균질한’ 스크린을 창출한 단 하나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주한미국공보원으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고 제작된 국립영화제작소의 대표작 <팔도강산>(1967)에서 나타나는 ‘이상적 시민’의 번역되고 개조된 모습과 이에 대한 한국 대중의 열광적인 호응은, 문화적 냉전의 본래 기획이 현지의 맥락에 따라 어떻게 토착화된 방식으로 변형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미국 공보기구에 몸을 담았던 한국 영화인들의 경우 정체성 협상의 면모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들은 미국 정부기구에 고용되어 “자유세계” 영화의 전달자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자국의 국가 건설자로 인식하기도 했다. 또한 그들은 단순히 고용주들의 수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예술적 감수성을 표출하는 예술가로 스스로를 간주했다. 이처럼 경합하는 자아정체성들은 이들 영화인들에게 일정한 타협지점을 선택하도록 이끌었다. 두 명의 상징적인 다큐멘터리 제작자 로버트 플래허티와 존 그리어슨이 취했던 서로 다른 선택지가 보여주듯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 다큐멘터리 제작은 영화인들을&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