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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칼 폴라니의 근대사회론 재해석: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비판과 복합사회 개념을 중심으로-

2016년 10월 07일 10시 21분


초록

본 논문은 칼 폴라니의 사상을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복합사회 개념을 중심으로 한 근대사회론으로 재해석하고자 한 시도이다. 본 논문의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폴라니가 사회를 분석하는 가장 포괄적인 틀은 ‘생산수단-전체로서의 사회-제도’이다. 폴라니에 따르면 정교한 기계라는 생산수단에 기반한 기계제 문명에 의해 ‘전체로서의 사회’가 복합사회의 모습을 띤 것이 근대사회이다. 복합사회는 전체 사회가 유기적으로 통합되지 않고, 각 사회 영역들이 분리되어 병렬적으로 겹쳐져 있는 사회이다. 따라서 사회 영역들에 대한 ‘조정’이 요구되어 진다. 이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각 사회 영역들은 격렬하게 충돌할 수 있으며, 이는 사회 전체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다.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이 조정을 자기조정적 시장을 통해 이루고자 한 체제였다. 즉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사회에 묻어있던 시장을 자기조정적 시장으로 전화시키고, 이러한 비인격적 관계에 기반한 시장메커니즘에 전체 사회의 조정을 맡기고자 한 체제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폴라니는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기계제 문명과 복합사회에 적응하고자 한 최초의 응전이라고 파악한다.

그러나 자기조정적 시장의 유토피아적인 성격은 이에 저항하는 수많은 사회의 자기보호운동을 발생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의 자기보호운동이 전체 사회로부터 분리된 경제적 영역의 자기조정적 시장을 향한 운동과 충돌함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제약하고 모순을 증폭시키는 이중운동이 발생하게 되고, 그 결과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붕괴하게 된다.

폴라니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이후(혹은 대안)에 대한 처방으로 제시한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주의 계산논쟁 속에서 보여주는 폴라니의 시도는 민주주의 원리의 경제적 영역으로의 확장이라는 사회주의 이념을 가격 시스템의 수준에서 획득하고자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둘째,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라는 역사적 경험에 대한 분석 자체가 주는 ‘교훈’을 통해, 폴라니는 ‘체념으로서의 자유’를 통한 자유 개념에 대한 재인식, 낯선 매개자의 제거와 인격적 관계의 전면화를 통한 새로운 공동체의 구성, 복합사회라는 현실에서 ‘전체로서의 사회’를 새롭게 인식할 것을 주장한다.

폴라니의 근대사회론에서 제시되는 사회의 분화와 각 영역의 자기정립, 자연주의적?기계적 세계관과 이에 기반한 기술적 합리성의 전면화, 비인격적 관계에 기반한 경제영역의 탈규범화,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모순적 성격 등의 주장들은 맑스, 베버, 뒤르켐 등 고전사회학에서 근대사회를 설명함에 있어 공통으로 드러나는 관점들이다. 그러나 복합사회로서의 근대의 근원을 기계제 문명으로 파악하는 것,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복합사회에 대한 필연적인 결과가 아닌 첫 번째 응전일 뿐으로 인식하는 것, 자기조정적 시장을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중심 제도로 설정하는 것,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모순을 사회의 자기보호운동에 의한 이중운동으로 제기하는 것, ‘사회의 자기보호’라는 개념이 함축하는 ‘전체로서의 사회’에 대한 강조 등은 폴라니의 사상을 고전사회학과 구별짓게 한다. 나아가 폴라니와 고전사회학의 상호보완적 연구는 근대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 주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