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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국 전문대학의 기능과 분화과정: 인력수요와 사회적 수요 사이의 갈등 -

2016년 10월 07일 10시 14분


초록

본 논문은 한국 전문대학의 기능과 분화과정을, 고등교육과 직업교육의 경계를 둘러싼 인력수요와 사회적 수요 사이의 갈등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고등교육의 보편화와 분화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고등교육의 보편화로 인한 고등교육 인력의 취업률 하락과 전문 인력의 부족 현상은 국가에 의해 주도된 교육체계의 실패를 보여준다.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은 교육 확대를 통한 인력 자원의 확보와 사회적 통합을 통해 가능하였다. 국가에 의한 교육체계의 단계적 확장과 직업교육의 확대 과정은 산업화 과정과 일치하여 왔으며, 인력수요와 사회적 수요의 불일치를 보완하기 위한 교육체계에 대한 양적 조절, 특히 고등교육에 대한 통제는 지속되어 왔다.

한국사회에서 고등교육은 사회이동의 가능성으로서 간주되었기 때문에 고등교육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장되었으나, 고등교육의 확장은 학력 인플레를 통한 학력 효과의 감소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정부는 1970년대, 고등교육에 단기 고등교육을 중견직업인 육성을 위한 고등 직업 교육기관으로 육성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첨단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와 중등교육의 보편화로 인한 고등교육의 누적된 입학자원을 해소, 정권의 정치적인 입지를 확보를 위해 대학 정원을 확대하였고, 단기 고등 직업교육기관들을 전문대학으로 일원화하였다.

1990년대에 이르러 출산율 감소로 인한 입학자원의 감소와 고등교육의 보편화로 인한 취업률의 하락은 고등교육에 위기를 가져왔다. 전문대학은 취업중심의 교육기관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으나, 사학 중심의 고등교육 구조는 전문대학이 교육기회 분배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변화로 인한 실업의 증가는 전문대학의 취업준비 기능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전 지구적인 구조조정의 흐름으로 인한 국가는 ‘국가 주도’ 보다는 ‘민간 자율’에 의한 교육정책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러한 교육정책의 변화는 전문대학의 생존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에 위치한 전문대학들과 수도권의 일부 취업률이 높은 대학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전문대학의 어려움은 단선형 체계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한국의 교육체계에서 고등교육의 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평등성을 강조하는 교육체계는 사회통합과 인력양성에 효과적이지만, 국가발전 과정에서 인력수요와 사회적 수요를 흡수하기 위하여 교육체계의 분화를 불가피하게 수반하게 되는데, 한국의 경우 전문대학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고등교육 체계에 위치한 단기 고등 직업 교육 기관의 존재는 그 기능 간의 모순으로 인하여 위협받고 있다. 전문대학의 이러한 이중적인 기능은 단선형 교육제도로 인해 평등주의 요구를 중시하는 한국의 교육제도가 자본주의 요구에 따른 산업발전을 위한 인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단선형 제도에 외곽에 국가가 주도적으로 직업기술교육기관을 육성하였으나, 직업기술교육기관은 계속교육의 요구를 흡수할 수 없었으며, 열악한 재정상황과 사회적 인식의 미비로 교육의 질을 확보할 수 없었고, 더욱이 졸업 후에 4년제 졸업자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아 전문대학보다는 4년제 대학을 선호하였다.

교육의 보편화와 차별화/분화의 과정은 인력수요에 대한 긴장관계 속에서 지속되고 있는데, 전문대학은 고등교육과 직업교육 기관의 역할을 통해 이러한 위기에 대처해왔으며, 국가는 사회적 위기를 교육기관의 몫으로 할당하는 방식으로 교육기관에 대한 자본주의 요구와 평등주의 요구를 흡수하여 왔다.

최근의 교육정책은 과거의 정원정책을 중심으로 고등교육을 통제하던 국가가 양적 조절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평가에 따른 차등 지원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교육정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더욱이 노동시장의 변화와 국제환경의 변화에 의해 국가의 새로운 발전전략으로서 교육, 인력개발 정책이 부각되고 있다. 교육체제의 변화를 통해 인력수요를 맞추려는 자본주의의 요구가 실현되지 않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교육의 역할은 미래의 수요에 대한 전망을 통해 현실의 위기를 교육의 몫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의 위기가 재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분배와 평등성을 위한 체계와 성장과 효율성을 위한 체계가 전문대학을 통해 보완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의 고등 직업 교육이 민간자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쟁의 논리가 우선시되는 현재의 교육개혁이 놓여져 있는 구조조정의 맥락, 노동시장과 국가의 역할의 맥락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