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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논문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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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980-90년대 교수민주화운동에 관한 연구: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의 형성과 활동을 중심으로-

2016년 10월 07일 09시 58분


초록

한국 사회의 민주화 이행 과정에서 지식인은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지식인운동은 일반적으로 1980년대 이후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 중심의 기층 민중운동세력의 성장과 더불어 쇠퇴한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에 본 논문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의 형성과 활동을 중심으로 한 교수민주화운동의 전개에 주목하여 1980-90년대 지식인운동이 그 형식과 내용면에서 이전 시기와 어떤 차별성과 연속성을 가지고 구성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운동정치 부문이 근본적인 사회 변혁을 지향하게 되자, 1970년대 중·후반부터 이루어져 온 진보적 성향의 소장 연구자들과 일부 교수들에 의한 비판적 패러다임 모색의 움직임이 이와 결합하면서 한국 사회 구조의 본질적 성격, 변혁의 체계적 내용, 변혁의 경로와 방법 등을 민중세력에게 제시하는 지식인담론이 구체화되었다. 한편 5공정권의 대학 교육 확대 정책의 실시로 인해 대학의 전임 교원직이 늘어나면서 진보적 성향의 소장 연구자들의 관계망이 교수 사회로 흡수될 수 있었다.

1985년 이후 직선제 개헌이라는 절차적 수준의 민주화를 주요 이슈로 야당세력을 비롯한 운동정치 부문의 제 세력들의 결합이 이루어졌다. 민교협은 개헌을 둘러싼 당시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과 제 권력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대학 체제의 구성으로 집약될 수 있는 교수 사회 구성원들의 공통적 바램을 기반으로 조직될 수  있었다.

민교협은 지식인운동의 중심축으로 기능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해 나갔다. 민교협은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들을 조망하고 운동정치 부문의 주요 과제들을 제시하는 한편 노동운동 부문과의 연대 활동과 전체 민중운동 부문을 아우르는 전국 규모의 연대 기구 조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사회민주화운동으로 수렴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학민주화를 위한 제반 활동들을 전개해 나가고자 하였다. 그러나 민교협 지도부 중심으로 설정된 주요 활동 방향은 기층 교수들의 동의와 지지를 이끌어내기 힘들었다. 다양한 이념적 지향을 지니고 있었던 기층 교수들은 민교협이 지향하는 사회민주화담론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고, 민교협이 교수 지위와 관련한 당면 문제들에 보다 역량을 집중시켜주길 요구했다. 따라서 민교협은 일종의 ''대중성''의 딜레마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 권력의 일방적 통제와 운동정치 부문의 저발전으로 인해 교수가 개별적으로 운동정치 부문에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교수 대중에 기반한 교수민주화운동의 전개는 개별적 활동 전개가 야기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안전망으로서, 그리고 운동정치 부문에 개입할 수 있는 방편으로서 매우 주요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지닌 교수 대중들의 요구를 조직 내부로 수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전제한 것이었다.

지식인의 명망성과 도덕성에 의존하여 전개된 1970년대를 전후한 지식인운동은 1980년대 민중세력의 성장과 함께 운동정치 부문에 대한 지식의 직접적인 생산과 공급과 결부된 지식인운동으로 전환되었다. 지식의 생산과 분배를 담당하는 일차적 집단인 교수 중심의 지식인운동은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배 권력의 억압적·일방적 통제 구조로 인해 개별적인 지식 생산 활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없었던 한편 이러한 지식이 유통될 수 있는 사회운동 부문의 기반 또한 취약하였다. 따라서 1980-90년대 교수들의 운동정치 부문에의 참여는 민교협이라는 자체적인 대중운동조직체의 구성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