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논문은 개혁기 중국 노동자의 직업만족도 현황을 살펴보았고 그 결정요인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시장 체제의 도입과 비공유제 부문의 확장, 그리고 기존 단위체제의 해체, 새로운 제도적 장치의 도입과 같은 커다란 변화는 중국 노동자 개개인의 삶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1996년 중국 산동성 네 개 기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경험적 자료로 삼아, 개혁기 중국 노동자의 직업만족도의 단면을 살펴보았다. 네 개 기업은 도시의 국유기업뿐 아니라 농촌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향진기업, 그리고 외자기업을 포함시키고 있다.

  개혁기 중국의 변화 속에서 노동자 문제에 초점을 맞춘 기존 연구가 많이 있었다. 그 가운데 사회구조적 측면에서의 계층변화, ‘단위’체제의 변모 그리고 노동력 이동(농민공) 및 실업문제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룬 연구들이 많았으며 이들 주제를 주로 국가와 사회관계라는 거시적 틀로 분석한 경우가 많았다. 이 연구에서는 보다 미시적 수준에서 노동자 개개인들이 이러한 경제사회적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관심을 두고 노동자의 직업만족도를 고찰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직업만족도를 하나의 구성적 개념으로 간주하여 물질적 보상 만족도, 직업양태 만족도, 그리고 사회 심리적 만족도 세 가지 측정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또한 상황적 접근법을 따라 개인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정치사회적 특성, 직업적 특성, 그리고 조직 소유제 유형이 각각 직업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회귀분석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개인의 인구통계학적 변수는 연령, 성별, 출생지와 같은 변수를 포함하고 있고, 개인의 정치사회적 특성은 당/단원 여부와 사회경제적 지위, 그리고 개인의 교육수준 등 세 가지 변수를 포함하고 있다. 직업적 변수에서는 노동자의 고용형태, 직무유형과 월임금수준, 그리고 부업하는지 여부와 같은 네 개의 변수를 고찰하고 있다. 조직 소유제 유형은 한국기업을 기준으로 하여 고무(구국가기업), 삼련(신국가기업), 해덕(향진기업) 세 가지 더미변수를 만들었다.

  분석결과를 요약하자면, 세 가지 측적요인별 만족도 가운데 물질적 보상 만족도가 평균인 3.0 미만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양태 만족도와 사회 심리적 만족도는 보통수준으로 조사되었다. 세부적 수준에서 보면, 문항별 만족도 가운데 승진, 복지수준, 보수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동료 만족도, 기업발전 가능성 만족도, 상사 만족도는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입된 독립변수 가운데, 연령과 성별은 부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단원 여부는 극히 제한적 영향만 끼치고 있는 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직업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승진 만족도, 고용형태는 직업안정성 만족도, 월임금수준은 자주권 만족도와 같은 단일 문항별 만족도에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였다. 직무유형은 거의 모든 물질적 심리적 만족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고, 부업하는지 여부도 복지수준, 기업발전 가능성, 능력발휘 등 요인별 만족도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무엇보다도 기업 소유제 유형에 따른 노동자 직업만족도간에 큰 차이가 보여 조직적 변수가 노동자 직업만족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결론을 내일 수 있다.

  위에 살펴본 결과 가운데, 성차별, 직무차별, 기업간 차별에 의한 생겨난 노동자의 직업만족도의 차이가 개혁 이래의 사회 변화 양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남성이 여성보다 직업만족도가 높은 것은 결국 성차별적 취업구조와 직장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 경영관리자와 일반 노동자의 직업만족도의 차이도 벌어졌는데 이는 자본주의적 노자관계의 도입으로 인해 생긴 것이다. 또한 비공유제기업의 급성장과 이에 따른 경영관리 방식, 인원 구성의 차이는 거기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의 직업만족도가 다르게 나타나게 한 결정적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