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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논문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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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세계화 시대 한국의 농업 산업화에 관한 연구: 축산부문을 중심으로

2016년 10월 10일 03시 55분


초록

2008년 광우병 촛불사태, 2010년 말 대규모 구제역 사태, 2011-12년 축산물 가격파동 문제 등 현재 한국에서 먹거리와 관련된 사회문제의 대다수는 축산과 관련된다. 특히 ‘공장식 축산’으로 알려진 가축의 산업적 대량생산체계는 오늘 육식 위주 식생활의 안전성은 물론이고 곡물 대량수입의 사회적 안정성, 나아가 축산농장 및 농업생태계의 환경안전성까지 위협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과학적 영농’으로 현대화된 축산이 식량보장의 양적·질적 측면은 물론, 한국 농업의 지속가능성에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래 수입개방과 한국 농업·농촌에 관한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의 축산업에 대한 비판적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것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으며, 또 왜 그런 형태로 ‘발전’해 왔는지에 관해 사회적으로 알려진 바도, 학술적으로 연구된 바도 많지 않다. 식품안전 문제의 원천적 해결을 지향하는 많은 사회운동이 축산식품이 생산되는 전체 생산연쇄를 보지 못한 채 단순히 직접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의 의식 및 관계 개선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된 문제로 보인다.

이에 본 연구는 농업의 자본주의적 현대화를 농업의 산업화로 이해하는 농업사회학적 관점에서 한국 축산업의 변화와 그것을 가능케 한 사회·구조적 원인을 분석했다. 농업의 산업화는 농업관련 산업자본의 주도 하에 농업과 산업이 체계적으로 연관되는 동시에 농업생산과정과 생산물이 공업과 공산품의 원리를 따라 변화하는 과정을 지칭한다. 축산의 산업화는 산업적 투입물에 기초한 공장식 축산의 확대·심화라는 형태를 띤다. 따라서 한국 축산업의 변화와 현재의 문제적 상태를 설명하려면 수입개방 같이 한국 농업 일반에 작용한 조건 등을 포함하여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쟁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수입개방이 축산부문에 미친 영향, 둘째 산업자본, 특히 농식품기업들이 축산 산업화에서 수행한 역할, 셋째, 축산 산업화의 모순과 그 사회·생태적 효과로서 식량보장 및 농식품체계의 지속가능성. 이 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본 연구는 농촌의 축산농장과 전후방 관련 산업을 포괄하는 축산식품의 생산과정 전체, 즉 축산(상품)연쇄를 대상으로 한국에서 공장식 축산이 형성·정착·변형되어 온 과정과 그 추동력을 밝혔다. 

연구 결과 우선 농식품 수입개방이 국내 농업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일반적 통념과 달리 한국의 축산은 수입개방이 제도화되는 1990년대에 오히려 혁명적 변화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나의 축종에 전문화되어 농장내 양축방법을 공장식으로 조직화한 대규모 기업형 축산농의 증가로서 ‘축산혁명’이 한국에서 1990년대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변화는 1980년대 이후 본격화된 세계 농식품체계의 구조조정을 배경적 조건으로 이루어진 국내 농업구조조정 과정의 일부였다. 그 구체적인 변화 과정은 1978년 이래 크게 세 차례에 걸쳐 확대·심화되는 수입개방 또는 한국 농식품체계의 세계화 단계를 따른다. 첫째,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에 걸쳐 진행된 수입자유화와 곡물복합체의 고도성장에 따른 산업축산 모형의 착근, 둘째, 1990년대 농업구조조정과 농식품자본의 생산연쇄 지배구조 확립에 기초한 공장식 축산의 본격적 확산, 셋째, 2000년대 FTA체제로 가속되는 개방과 식품안전성 쟁점의 확산, 그리고 시장 포화의 압력 등을 배경으로 한 농식품자본의 집중과 산업축산의 굴절된 고도화. 각각 산업축산 구조의 형성, 구조적 동역학의 확립, 구조의 변형과 효과(또는 한계)로 집약되는 축산업의 변동 과정에서 도출될 수 있는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1978년 시작되고 현재까지 지속되는 한국 농식품시장의 단계적 개방은 국내 축산업이 산업화되는 데 필수적인 외적 조건으로 작용했다. 개방은 국가를 농업보호의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