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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고학력비혼여성의 독신문화에 관한 연구: 새로운 생애단계의 사회적 구성-

2016년 10월 07일 10시 27분


 

초록

본 논문은 비혼여성들이 비혼이라는 자신의 경험을 어떤 식으로 해석하며 이들이 그러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문화를 형성해 왔는가를 밝히고자 했다. 이 같은 연구를 위해 우선 비혼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에 각종 사회적 변화들과 더불어 비혼여성에 관한 사회적 담론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비혼여성에 관한 사회적 담론 및 비혼여성과 사회적 담론 간의 상호작용, 그러한 상호작용을 통한 비혼여성들의 문화 및 의미체계 형성을 연구하였다. 특히 비혼여성에 관한 사회적 담론을 연구하고, 그러한 담론과의 상호작용을 좀더 세밀하게 보기 위해 비혼여성들을 인터뷰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본 논문의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혼여성에 관한 사회적 담론을 언론사에서 발행된 신문기사와 잡지기사를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비혼여성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등장한 시점은 1990년대이며, 비혼여성에 관한 사회적 담론의 변화를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2003년 이후로 나눌 수 있다. 1990년대 비혼여성에 관한 언론기사들의 대부분은 비혼여성을 새롭게 등장한 소비 집단으로 바라보았으며, 이에 따라 비혼여성에 관한 기사들은 주로 종합일간지의 경제면과 경제지에 실렸다. 이 같은 특징은 2000년대가 되면서 비혼여성을 새로운 가족형태의 등장으로 바라보는 기사가 등장하자 변화하기 시작하며, 비혼자들은 핵가족에서 벗어나는 다양한 가족형태들과 함께 다루어지거나 가족가치관에 있어서의 변화를 드러내 보여주는 집단으로서 사회면 및 기획기사에서 다루어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비혼여성에 관한 담론은 ‘출산율 1.3’, ‘출산율 1.17’ 등의 기사가 등장하고 ‘출산파업’ 및 저출산 담론들이 신문을 채우기 시작하는 2003년에 다시 한번 변화했다. 저출산담론과 맞물려 비혼여성을 결혼이나 가족을 경유해서 보는 시각이 언론에 등장했으며, 이는 비혼여성을 저출산의 원인이자 가족 해체의 원인으로,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개인으로 구성했다. 2003년 이후에는 이 외에도 비혼여성에 관한 다양한 담론이 공존하는데, 경제적 및 소비적 주체로서의 비혼여성, 인정받아야할 가족형태로서의 비혼여성, 실제 비혼여성들의 지지를 받은 캐릭터의 등장으로 인해 의미가 재구성 된 비혼여성이 그것이다. 이는 특히 그간 비혼여성에 관한 담론을 언론이 주도해왔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실제 비혼여성들이 열광하는 비혼여성의 이미지를 언론에서 분석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둘째, 비혼여성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에 있어, 그리고 결혼 및 비혼의 의미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 사회적 담론과 상호 작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비혼여성들에 관한 사회적 담론이 체계적이고 일관적으로 구성되어있지 않으므로, 이와 상호 작용하는 비혼여성들 역시 사회적 담론을 일관된 논리에 따라서 이용하기보다는 자신의 위치를 최대한 잘 설명하고 정당화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회적 담론을 사용한다.

비혼여성이 사회적 담론을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로 비혼여성에 관한 부정적인 담론으로부터 거리를 둠으로서 자신을 비혼여성이 아닌 존재로 구성한다. 영구적인 비혼 혹은 독신주의자로서의 비혼이라는 담론과 거리를 두고, 그 같은 담론에 새겨져 있는 비혼여성에 관한 부정적 담론으로부터도 거리를 둔다. 이를 통해 비혼여성은 보편적인 사회적 규범으로서 결혼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두 번째로 경제적 및 소비적 주체로서의 비혼여성 및 자아실현에 가치를 두는 비혼여성과 같은 비혼여성에 관한 긍정적 이미지를 재전유함으로써 비혼여성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긍정적인 것으로 구성한다. 그간 사회에서 개인이자 주체로 인정받지 못해온 여성들에게 경제적 및 소비적 주체는 매력적인 담론이며, 비혼여성들은 이러한 담론과 함께 자아실현에 가치를 두는 비혼여성이라는 담론 역시 이용한다. 또한 가족적 울타리로부터 자유로운 자신들의 생활을 기혼여성의 것과 다른 것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결혼은 그 절대적인 위치를 상실하고 제도는 남아있으나 그 내용은 결혼에 진입한 각각이 채워야 하는 것이 된다. 결혼적령기 규범 역시 침식된다. 이처럼 비혼여성은 자신에 관한 사회적 담론을 일관된 논리체계에 따라 이용하기보다 자신의 위치를 보다 잘 설명하고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용한다. 따라서 비혼여성은 제도로서 결혼의 절대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결혼의 내용은 협상해야 할 것으로 남겨두고, 자유로운 비혼의 삶에 계속해서 체류하고 싶어 하는 모순적인 정체성을 구성한다.

셋째, 비혼여성이 비혼여성에 관한 모순적인 사회적 담론과 상호작용하며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에서 비혼을 결혼과 무관한 것으로, 그 자체로서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의미화하는 새로운 생애단계의 구성을 발견할 수 있다. 비혼여성에 관한 사회적 담론과의 상호작용에서 비혼여성은 결혼 및 비혼에 관한 독특한 가치관을 만들어 내는데, 자신의 상태를 어딘가에 다다르지 못한 과도기적인 것으로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태를 긍정하고, 만족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것이 그것이다. 언젠가는 결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현재의 삶을 만족스럽게 즐기려는 노력을 하며, 결혼하지 않은 자신을 삶을 부족한 것으로 느끼지 않는다.

비록 비혼이라는 새로운 생애단계가 아직은 구성 중에 있어, 정상적 규범으로서 결혼의 지위 유지와 비혼의 긍정적 의미화가 충돌하고, 이것이 비혼여성의 내부에 갈등을 초래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혼을 만족스럽고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비혼여성들의 가치관은, 비혼의 단계를 결혼과는 무관한 것, 그 자체로서 의미를 지니며 만족스럽게 영위해야 할 것으로 구성하며, 이러한 변화는 집단적으로 관찰된다. 초혼연령의 증가 및 비혼여성의 증가는 단순히 인구학적인 변화가 아니라, 결혼의 위상에 있어서의 변화, 결혼의 내용에 있어서의 변화이며, 이에 따라 결혼적령기의 붕괴와 비혼의 의미변화가 일어난다.

따라서 전형적인 모습을 가지던 생애단계는 다양하게 재조립될 수 있는 탈양식화 된 것으로, 다양하게 조립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결혼의 시기에 관계없이 의미를 지니는 생애단계로서 비혼이라는 의미의 사회적?집합적 구성물로 나타난다. 이 같은 생애단계에 있어서의 집합적 변화는 비혼여성들이 결혼 및 비혼에 관한 가치관, 사회적 담론과 상호 작용하는 가운데 형성된 비혼여성으로서의 자아정체성 등에 있어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비혼상태를 결혼이라는 것과 무관한 것, 만족스러운 것으로 의미화 함으로써 생애단계에 있어 사회적 시간표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더욱 광범위한 사회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비혼여성들은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