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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 개신교회 내 여성지위와 여성안수제 운동에 관한 연구-

2016년 10월 07일 10시 22분


초록

개신교는 여성을 해방시켰으면서 동시에 억압해왔다는 이중적 평가를 받고 있다. 개신교 도입 이후 한국개신교 여성들은 활발한 사회운동에 참여하며, 여성운동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이와 모순되게 교회 내 여성들은 교회성원의 7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 주변적인 지위에만 머물러왔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이런 교회 내 여성지위는 남성들 뿐 아니라 여성들 스스로에 의해서 재생산되어 왔다. 게다가 사회 각 분야에서 성차별에 대한 개혁의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성차별적 문제는 고유의 종교논리 속에 상당기간 은폐되어 왔다.

이런 교회의 여성지위에 대한 문제제기는 한국 개신교 진영에서 198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표면화되기 시작하여 1990년대를 거쳐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문제제기는 여성에게도 목사직과 장로직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성안수제’라는 이슈로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 교단별로 여성안수제의 도입시기에는 차이가 있으나, 오래된 교단의 경우에는 1930년대부터 여성안수제 도입 논쟁이 시작되어, 60년 이상 지속된 후 1994년에 도입되었다. 현재까지 한국 개신교의 주요 교단 중, 7개의 교단만이 여성안수제를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교회 내 여성지위와 여성안수제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은 대다수가 신학지형에서 이루어진 종교적 관점의 연구들이다. 그러나 교회의 여성에 관한 연구는 종교, 여성, 그리고 사회의 다각적 요인 분석을 통해 이해될 필요가 있다. 종교가 한 사회의 이데올로기적이고 문화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종교가 사회문화적 변동요인들을 반영한다고 했을 때, 이는 사회학적으로 중요한 연구과제이다. 특히, 여성행위자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자신의 불평등적 상황을 인지하게 되고, 그에 저항하는 주체로 형성되어 갔는가에 대한 과정을 연구하는 것은 여성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교회 여성들에 의해 제기된 여성안수제 요구과정을 ‘운동’으로 규정하고, 사회운동의 ‘구성주의이론’에 따라 운동의 발생 구조적 요인과, 이를 수용하고 해석하는 운동 행위자들의 정체성 변화에 주목하였다. 사회구조적 변화와 개신교 교회 여성들의 연대 활동에 관한 분석에는 개신교회 전반에 관한 자료를 분석하고, 여러 교단 여성들의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여성안수제 운동의 구체적 과정과 여성들의 정체성 변화에 관해서는 ‘예수교장로회 통합’의 여성안수제 운동 사례를 토대로 자료 분석과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가 밝힌 연구의 결과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회 밖의 활발한 여성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와 모순되게 교회 내 여성지위를 주변화시키는 교회의 독특한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성서교리와 문화적 담론, 제도의 세 가지 요소는 교회가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권력화’ 되어 남성에 의해 독점되어 왔다. 남성중심적 성서해석, 설교와 교육에서 사용되는 종교적 상징, 교회법률상의 여성배제는 교회 내 여성지위를 주변화 시켰으며, 각각의 요소는 서로를 정당화하며 여성지위를 재생산하였다. 또한 이는 종교논리에 따라 ‘정통성’으로 오인되어 왔다.  

둘째, 1980년대의 교회내외부적 자원변화와 이를 해석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성들의 변화는 기존의 교회 내 여성지위를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에 균열 가능성을 만들었다. 1980년대에 일어난 자원의 변화중 하나는 여성신학의 도입이며 또 다른 하나는 당시 사회운동, 여성운동과 맥을 같이 하며 활발해진 개신교 여성운동이다. 여성신학의 도입은 여성들로 하여금 자기발견과 교회구조에 대한 성차별적 문제를 인식하게 하는 이론적 토대가 되었고, 신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여성의식을 가지게 하는 통로가 되었다. 또한 1980년대 개신교의 활발한 여성운동과 교회 여성들의 연합 운동은 ‘교회의 성차별적 구조 개혁’ 의제로 집중되어 갔다.    

셋째, 1980년대의 자원변화와 이를 토대로 한 여성들의 변화는 여성안수제 운동에 있어서 새로운 주체를 형성했다. 기존의 여성운동 주체들과 다르게 새롭게 형성된 운동주체는 여성신학을 적극 수용하고, 기존의 운동방식과는 다른 보다 급진적인 운동방식을 수용했다. 이 과정에서 운동주체 여성들 사이에 갈등이 생겨났고, 이들은 후에 성서해석에 관한 입장 차이에서 극명하게 대립되었다.

여성안수제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회 내 여성지위 변화에는 한계가 있다. 교회 내에서 여성의 지위는 제도상의 제약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성서해석과 문화적 담론이라는 복합요인 속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 내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에 관한 제도의 변화 외에, 신학적인 교리의 부분과 문화적인 담론의 부분까지 함께 개혁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여성안수제 운동과정을 통해서 일부 여성들은 자신을 새로 발견하고, 교회의 왜곡된 성차별 구조를 인식하고 이에 적극 저항하는 주체로서의 경험을 하였다. 이런 여성들의 경험은 일부 실제적인 교회 현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존 교회구조와 다른 여성신학적 관점의 탈권위적 공동체를 지향하는 ‘여성교회’나 ‘대안목회’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여성들의 변화와 시도는 현재 한국 사회의 개신교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에 대한 개혁의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