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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논문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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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950~60년대 공론장에 대한 지식사회학적 연구: "순수-참여 논쟁"을 중심으로-

2016년 10월 07일 09시 57분


초록

본 논문은 1960년대에 벌어진 순수-참여 논쟁을, 그것이 놓여 있는 상징적?물질적 맥락의 재구성을 통해 해석?설명하고자 하는 지식사회학적 연구이다. 본 논문은 우선 ‘문학과 사회와의 관련성’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이 가능했던 독특한 의미화의 장을 규명하고자 했으며, 논쟁언어 속에 담긴 행위자들의 의도를 복원하고자 했다.

본 논문은 순수-참여 논쟁이 놓인 포괄적인 물질적?상징적 맥락을, 생활세계적 연관을 간직한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을 이용해 재구성하였으며, 이렇게 재구성한 맥락에 근거하여 논쟁의 언어들을 해석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50~60년대 공론장에서의 순수-참여 논쟁의 형성’을 살피려는 본 논문은 ① 50~60년대 한국사회에서 ‘공론장’의 형성을 기술하고, ② 50~60년대 공론장을 흐르던 언표들을 분석하면서 근저의 상징적 상관관계들을 추출하여 ‘순수-참여 논쟁’이 배태된 상징적 맥락을 재구성하며, ③ 재구성된 물질적?상징적 맥락에 결부지어 논쟁들을 해석하고 대조하는 세 가지 과제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 ① 미국이 강제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제도적 틀, 한국전쟁과 농지개혁에서 말미암은 전통적 공동체의 해체와 급격한 도시화, 교육인구의 증가와 의사소통매체의 발전 등의 요인에 의해 분단국가적 공론장이 50년대부터 출현하였으며, ② 공론장 내 상징맥락의 재구성을 통해 이러한 의사소통의 공간 속에서 60년대 들어 중대한 ‘균열’이 발생했음을 밝힐 수 있었다. 본 논문에서 이 균열은 50년대적 상징구조와, 4월혁명 및 5?16의 영향 아래 혁신된 ‘민족’의 상징구조 간의 대립으로 개념화되었다. 50년대의 공론장에서 ‘민족’ 혹은 ‘동양’이란 이름 아래 불변의 정신을 상정하고 추구하는 것은 죽음과 재앙을 초극하려는 종교적 몸짓인 동시에 사회주의 이북과의 대결관계 속에 있었고, 이승만정권의 일민주의와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민주당 창당 이후 증가된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담론들은 민족적 전통을 정체적인 세계로 평가절하하는 동시에 서구식 자유와 민주주의를 학생과 지식인의 교육적 과제로 끌어올리는 구도를 지니고 있었다. 전후세대의 실존주의와 실존주의적 문학은 자유가 학생과 지식인의 독점적 지향이 된 가운데 자신의 주체성을 구원하려는 것이었다. 4월혁명은 이같은 연결고리에 파열을 내는 새로운 담론들을 성립시켰는데, 이 또한 민족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민족은 50년대 내내 영적이고 정신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는 민족혼과 자유의 현실화로서 민중적 역동을 통해 재조직화될 궁극적 정치공동체이자 자립적 경제기반을 가진 사회구성체로서의 면모를 지녔다. ‘민족’의 목표점은 ‘근대’였다. 순수-참여 논쟁은 이렇게 탄생한 재구성될 정치공동체이자 진화하는 사회구성체로서의 민족이 인지적 지평과 도덕적 모범, 심미적 지평을 바꾸어놓은 가운데, 문학적 진리와 규범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라고 자리매김될 수 있었다. ③ 그리하여 순수-참여 논쟁에서 문협정통파를 넘어선 넓은 범위의 순수론자들은 50년대적 상징구조를 유지한 가운데, 문학의 심미적 공간을 정치공동체와 사회구성체로서의 ‘민족’ 바깥에서 구하려 한 반면, 참여론자들은 ‘민족’ 내부에서 문학의 심미적 공간과 사회적 실천의 도덕적 공간 간의 교차점을 찾고자 했으며 그들의 노력은 최종적으로 사회구성체의 진보를 이끌 ‘시민’의 정체성을 구사하면서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