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글은 두 가지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하나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노동 

운동의 정치적 진입이 가능하였던 요인이 무엇인가? 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노동 

운동의 정치세력화가 민주노총 주도,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출이라는 양상을 띠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 이 글은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이 총체적 정치변화 과정에 끼친 

영향뿐만 아니라 (반대로)변화하는 정치적 맥락이 노사관계와 노동운동 그 자체에 

끼친 효과, 예를 들어 노조의 창출 혹은 재조직화나 기존에 억압되었던 리더십의 

재출현 혹은 정치정당과의 연계의 확립”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통적 노동정치 

관점에 기초한다(Valenzuela, 1989: 446). 동시에 노동정치(labor politics)관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이론적·방법론적 접근을 시도한다. 

첫째, 이 글은 실체적(substantial)인 접근 및 속성에 기초한 ‘상대적 계급역 

량’(‘relative class capacity’, Therborn, 1983; Wright, 1985; Rueschemeyer, 

Stephens & Stephens; 1992) 모델의 한계에 주목하면서 관계적(relational)인 속성 

으로서의 ‘계급역량’ 모델을 모색한다. 즉, 노동운동 내부 그리고 노동운동과 시민 

운동의 ‘관계구조’ 분석에 초점을 두는 ‘관계적 계급역량’(relational class 

capacity) 모델이 이 글의 핵심적인 분석틀이다. 

둘째, 사회운동적 노동운동의 관계구조를 ‘상징’(symbol)과 ‘조직구 

조’(organizational structure)를 통해 살펴보는 것이 이 글의 두 번째 특징이다. 여 

기서 ‘상징’이란 기존의 이데올로기 개념을 포괄하는 것으로 사회적 의제들, 목표, 

가치관, 이데올로기 등으로 표현되는 노동운동의 언어적 형식이다. 이 언어적 형 

식성, 즉 제기되는 이슈(issue) 혹은 가치와 이 이슈들 간의 통합 및 분화의 관계 

양상이 상징의 주요한 내용이다. 반면 조직구조는 생성소멸 하는 조직들의 규모와 

밀도 그리고 이들 조직들 간의 통합과 분화의 양상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심층구 

조나 제도 등의 강성구조(hard structure)와 대비되는 연성구조(soft structure)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이 글은 집단적 행위자로서의 조직, 그리고 조직들 간의 관계망의 양상 

및 그것의 변이에 주목하는 미시사적 수준(microhistorical level)의 비교역사분석 

에 해당한다. 특히 이 글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인과 모델을 구축 

하여 그것을 경험적 사례에 적용하는 비교방식을 채택하는 대신, 경험적 사례로부 

터 특수한 요인들을 추출해 낸 후 그 요인들에 대한 비교분석을 수행함으로써 변 

이를 발견하고 상관관계를 밝히는 전략을 채택한다. 

비교역사분석에 입각한 ‘관계적 계급역량’ 모델을 핵심적 분석틀로 하는 이 글 

의 구체적인 분석전략과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이 글에서는 ‘정치세력 

화’를 의회주의 혹은 비의회주의적 방식을 무론하고 ‘노동자계급을 대표하는 정치 

정당의 결성+사회세력화’라는 공통분모를 갖는 개념으로 규정한다. 다음으로 

1983년말부터 2004년까지 구조적·관계적 제약의 변화 속에서 이루어진 노동운동 

의 전략, 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