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한 사회의 파트타임 노동시장의 특성은 일차적으로 성별분업에 관한 규범과 제도를 통해 규정되고, 행위자들의 전략적 행위를 통해 재생산되고 변형된다. 이 연구는 일본 슈퍼마켓 기업의 파트타임 노동을 대상으로 직무보상격차의 안정적 확대재생산과 숙련상승이라는 파트타임 노동시장의 특성은 주부제도와 주부협정을 통해 설명될 수 있음을 밝혔다. “주부제도”란 주부라는 사적 가족 내의 역할과 지위가 하나의 사회적 지위로 제도화되는 것을 말한다. 주부제도는 여성을 가족책임에 묶어두는 동시에 “주부노동자”로 만들어 노동시장에 저임금 노동자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주부협정”은 주부노동자인 파트타임 노동자의 가정 우선성 보장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데, 기업의 파트타이머 인사관리제도의 핵심내용인 동시에 작업장 운영의 암묵적 규칙이기도 하다. 

이 연구의 주요발견은 다음과 같다. 

1. 주부의 파트타임 노동과 선택적 친화성이 높은 슈퍼마켓 산업에서는 파트타임 노동자가 기간노동력(基幹勞動力)으로 정착해있다. 파트타임 노동자의 기간노동력화는 양적 기간노동력화와 질적 기간노동력화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양적 기간노동력화란 파트타임 노동자가 그 산업 및 기업의 노동력의 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을 지칭하는데,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역노동시장, 노동과정, 수익구조, 영업시간, 매장규모, 정사원의 임금부담이다. 질적 기간노동력화는 파트타임 노동자의 숙련이 상승되고 업무영역이 확대되어 정사원의 업무영역에 접근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질적 기간노동력화는 보조 노동력형, 제한적 기간 노동력화형, 적극적 기간 노동력화형, 전면적 기간 노동력화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업태, 지역노동시장, 기업정책에 따라 차이가 있다. 

2. 기업이 파트타임 노동을 증가시키는 일차적인 목적은 비용절감과 고용의 유연화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종업원이 파트타임 노동자인 현실에서, 슈퍼마켓 기업은 안정된 기업운영을 위해 저임금의 파트타임 노동자를 기업에 정착시키는 동시에 숙련을 증가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된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사용하는 전략은 “구별짓기”와 “제한적 내부화”이다. 그리고 제한적 내부화는 다시 “선별적 내부화”와 “의사(疑似)내부화”로 나뉘어진다. 

주부협정에 의해 파트타이머의 노동방식은 근무지 이동과 교대근무를 주축으로 정사원의 노동방식과 구분되며, 파트타이머는 노동시간과 근속을 기준으로 선별적으로 내부화된다. 그러나 내부화의 대상이 되는 파트타이머에게 적용되는 내부화 규칙은, 정사원의 그것과 같은 것이 아니다. 정사원의 내부화 규칙을 형태만 흉내낸, 근속년수가 길어질수록 정사원과의 처우격차가 확대되는 의사내부화이다. 

파트타임 노동자의 질적 기간 노동력화는 주부협정과 본질적으로 모순된다. 기업으로서는 당연히 질적으로 기간 노동력이 된 파트타이머에게 더 많은 업무와 책임을 맡기고자 하게되는데, 일에 대한 책임이 무겁고 노동시간이 긴 노동자가 가정을 우선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모순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구별짓기를 중심으로 한 동의획득장치들이 있고, 모순적 현실을 견디기 위해 파트타임 노동자가 작업장 내에서 추구하는 비공식적 권력을 기업이 인정하기 때문이다. 

3. 파트타임 노동자가 급증한 결과, 정사원을 주로 조직해온 노동조합은 대표성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파트타이머를 전면적으로 조직한다면 대표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지만 그것은 정사원 노조에게 정체성 위기와 파이 축소의 위기를 초래하는 문제가 있다. 사례 노조들은 기본적으로는 질적으로 기간 노동력이 된 파트타이머를 중심으로 조직범위를 확대하여 위기를 해결하고자 모색하고 있다. 

파트타이머의 조직범위를 기준으로 사례 노조들의 조직화 전략을 유형화하면 배제 전략, 선별적 조직화 전략, 포괄적 조직화 전략, 전면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