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07일 11시 12분
초록
본 연구는 개신교를 종교배경으로 가지고 해방직후 미군정기를 살았던 개신교인 지도자에 관한 연구이다.
이를 연구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시기적으로 해방 직후 미군정기 3년은 각 이익 집단의 사회적 요구가 경쟁하던 때였으므로, 종교집단으로서 개신교의 사회적 역할을 이해하는데 적합한 시기이다. 그리고 지도자들을 선정하는데 있어서 개신교의 대사회적 역할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연구대상을 정치계에만 한정하지 않고, 개신교인들의 역할이 두드러진 교육계를 포함하였으며, 이들 정치, 교육영역과 종교영역과의 상관관계를 고려하기 위해 종교계까지 포괄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개념인 ‘지도자’는 ‘엘리트’와 비교하여 더 적확한 개념이다. ‘엘리트’를 인간 삶의 각 영역에서 영향력을 획득한 계층이라는 포괄적 의미로 정의한다면, ‘지도자’는 엘리트 계층 가운데 한 사회속에서 실천적 지도력을 행사한 인물들로 정의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이들 개신교인 지도자들의 정치사회적 태도가 천편일률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다양했음을 밝히고, 어떤 요인이 이들로 하여금 이러한 태도를 가지게 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분집단별 종교성을 이념형(Ideal type)으로 제시한 막스 베버(Max Weber)의 종교사회학 연구를 이론적 기초로 삼아, 시대인식을 따라 정치사회적 태도를 집단별로 유형화하였다. 일차자료 조사를 통해 165명의 개신교인 지도자들을 범주화하고, 이들의 개인별 속성을 항목화하여 교차분석과 문헌연구를 통해 유형화하였고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연구의 첫째 결과 네 가지 각기 다른 정치사회적 태도를 가진 그룹으로 유형화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현실적 시대인식에 따라 실용적 태도를 취했던 이들이다. 이 태도는 한반도에 대한 미군의 분할점령이라는 현실을 가장 가치있는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였다. 일반적으로 당시 개신교인들의 대표적 특징으로 오해되고 있는 친미반공 성향은 이런 첫 번째 유형에 속하는 인물들만이 공유하고 있는 태도이다. 이승만계, 한국민주당계, 그리고 미군정기 교육계주도세력이 주축을 이루는 학무국, 조선교육위원회 인사들이 제1범주에 속한다.
두 번째는 이상적 시대인식에 따라 통합적 태도를 취했던 이들이다. 이 태도는 정당통일운동이나 좌우합작 등 통합을 위한 노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노력은 분할점령이라는 한반도의 현실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독립국가라는 이상을 최고의 가치로 내면화한 결과였다. 이들의 정치사회적 행동은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보면 전향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비합리적이지만, 시대인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일관된 것이었다. 여운형계, 김규식계 등 좌우합작에 투신했던 이들이 제2범주에 속한다.
세 번째는 이상적 시대인식을 따라 이념적 태도를 끝까지 지켰던 이들이다. 이들은 신탁통치문제나 단독정부수립 문제에 있어서 이념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일관된 태도를 보였다. 두 번째 부류와 비교할 때, 이들의 이념적 태도 역시 통일된 자주독립국으로서의 이상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이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타협적 수단을 강구하기보다 이념적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판단하였다. 바로 이같은 타협 없는 이념 지향적 의지 때문에 해방 직후 폭넓은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이후 바로 그 태도 때문에 역설적으로 결국 지지 세력을 잃고 말았다. 김구계, 사회주의 좌파세력, 그리고 기독교 사회운동에 전념했던 이들이 제3범주에 속한다. 제3범주에 속하는 이들은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는 극우와 극좌 양극단에 속할 정도로 다르지만, 이념적 일관성이라는 점에서 같은 범주로 묶기에 무리가 없다.
네 번째는 정치사회적 현실참여보다는 종교계 내부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 이들이다. 이들에게 중요했던 종교적 가치는 신사참배거부와 관련한 신앙의 순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