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소개교수진학부대학원게시판상백자료실
상백자료실

학위논문목록

학위논문목록

[2010]북한의 사회불평등 구조화 요인과 특성에 관한 연구: 주민 성분분류사업을 통한 사회적 자원의배분 문제를 중심으로-

2016년 10월 07일 10시 42분


북한의 불평등한 사회계층화 및 지위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온 것은 이른바 주민 성분분류사업에 기초한 출신성분이었다. 출신성분은 직계가족 및 친인척의 체제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이에 따른 엄격한 계층적 위계는 북한 사회에서 기능적 중요성을 가진 직업적 지위로 이동하는 데 있어 핵심요인이 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종 사회적 자원의 배분도 결정짓게 됨으로써 사회 불평등 구조화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북한 사회의 불평등구조를 보는 주요 척도인 주민성분분류 사업에 초점을 맞추어 이에 따른 북한사회 불평등 구조의 공고화 과정과 주민 실생활 측면에서 각종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자원의 배분 실태 및 그 변화 가능성을 분석하였다.
  먼저 보편적인 사회주의 국가와 북한 사회불평등 구조의 특징을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북한은 일반적인 사회주의 사회의 불평등 구조가 지닌 속성에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경험, 유일지배체제 구축 과정에서의 정치적이고 인위적인 계급정책에 의해 정권차원에서 의도적으로 구조화된 성격이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가장 강력한 기준으로 작용한 것이 출신성분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성분에 기반한 각종 포용과 배제의 정책이 주민의 실생활에서 어떠한 양상으로 구사되고 공고화 되었는지를 보기 위해 성분에 따른 정치적 자원의 차등배분 실태와 기타 사회ㆍ경제적 자원의 차등배분 실태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정치적 자원의 배분실태와 관련해서는 간부충원 과정의 측면에서 최고인민회의 기별 대의원 경력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초기에는 일부 존재하였던 성분구성의 다양성이 1958년 이후 주민성분분류 사업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면서 시간을 거듭할수록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분에 따른 사회ㆍ경제적 자원의 차등배분 실태와 관련해서는 1990년대 이후의 주민의식 및 변화상을 중심으로 주민 실생활 측면에서 배급ㆍ입대ㆍ입당ㆍ교육ㆍ직업 등의 사회적 진출기회, 거주ㆍ결혼ㆍ법적용 등의 전반적인 차별 실태를 북한 인권백서 조사자료 등을 활용하여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북한당국의 성분완화 정책과 경제난에 따른 비공식부문의 대두에 따라 일부 변화의 조짐이 있지만 여전히 사회의 중요한 기능을 가진 분야에서는 성분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북한정권차원의 지속적인 성분완화정책 시도와 대내외적 상황변화에 따른 성분정책에 대한 주민의 의식, 정치적 위계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정권차원에서는 김정일의 ‘광폭정치’ 혹은 ‘인덕정치’ 표방을 통한 출신성분 위주의 간부정책 완화 시도 등을 통해 체제결속을 도모하고 전 사회적 역량을 경제건설 등의 국가목표 달성에 집중하기 위한 시도가 표면적으로는 지속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회ㆍ경제적 차원에서 지속적인 경제난에 따른 국가 공식부문의 약화와 시장경제적 요소 도입에 따라 북한 주민들 사이에 성분정책이 과거에 비해 다소 완화되고 있으며 정치적 성분보다 경제력이 우선시 된다는 의식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의 논의들을 통해 출신성분은 북한사회체제 수립 이후 현재까지 불평등한 사회계층화 및 지위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 온 요소이나 시간을 거듭할수록 정치ㆍ경제ㆍ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이러한 정치적 위계구조의 약화 및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당국의 강력한 사회통제정책으로 인해 현재까지 성분으로 형성된 불평등과 갈등구조가 기존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분출되지는 않고 있으나 이는 향후 북한 정권의 정책선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칠 변수로 작용할 것이며, 결정적 변화의 계기를 맞을 경우 중요한 사회변화의 동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본 연구의 결론이다. 
  과거 동구 사회주의 체제가 개혁ㆍ개방을 통해 변화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는 주민들의 심각한 정치ㆍ경제적 불만을 야기하였고 체제변화의 주요 동인이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북한사회 또한 앞으로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개혁ㆍ개방을 본격적으로 맞이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불평등 구조가 더욱 가속화되고 이에 따른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의 증대는 체제변화의 중요한 기재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사회의 불평등 구조의 주요 변수와 특성, 그 변화양상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은 북한사회의 속성을 이해하고 나아가 향후 체제변화의 과정에서 이러한 불평등 구조가 어떠한 동인으로 작용할 지를 가늠해 보기 위한 기초적이고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